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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MB

이명박이 손에 쥔, 세상을 움직이는 3가지 힘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한가지 변을 하자면, 나는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도 아니고 뭐 많이 배웠거나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나 같은 사람들이 그렇듯, 자기 잘난 맛에 깊이 없는 생각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 될 수 있으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줬으면 좋겠다.)


세상을 움직이는 3가지 힘

기본적으로 세상은 자본주의, 법치주의, 민주주의라는 세가지 이념에 의해서 움직인다. 간단히 설명하면, 돈 있는 사람이 힘을 갖고, 법을 주무르는 사람이 힘을 갖으며, 국민의 선택을 받는 사람이 힘을 지니게 된다는 뜻일테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와 정치를 정복하고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이 짱이라는 거다. 그리고 그게 바로 일년전 이명박의 모습이었다.

근본적으로, 지금의 촛불집회(문화제)가 이명박 정부에게 먹히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이 3가지 힘을 이명박이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 스스로가 자본가로서, 그들의 세력을 대표하고 있다. 그가 대기업 중심의 고환율 정책을 시행하는 것만 봐도 그의 고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자명하지 않은가? 어느 유명한 CEO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의 이명박은 '자본가에게 고개를 숙이고, 국민에게는 똥구멍을 내밀고 있는 꼴'이다. 그러니 촛불집회는 먹혀들어갈 수가 없다. 물론, 여기에는 '강부자'의 세력도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고.

둘째, 그의 뒤에는 한나라당도 있다. 다시 말해, 국회를 손에 쥐고 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탄핵소추권은 국회의원에게 있으니, 한나라당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아무리 생난리를 쳐도, 심지어 민주화 항쟁때 처럼 누군가 분신자살을 하고 난리를 쳐도 아무소용 없을 것이다. 자살한 사람만 불쌍한 꼴이 되는 것이다. 

셋째, 이명박과 한나라당에게 힘을 준 것은 지금의 국민들이다. 국민의 힘이 세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겠으나, 그 힘을 정치인에게 위임하고 조정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는가? 바로 그 힘을 한나라당에게 위임했으니, 그들을 다시 바꿀 수 있는 다음 기회까지, 국민들은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게 바로 간접민주주의의 '낙장불입'이다. 물론, '국민의견수렴'이란 것도 있겠으나, 이것 역시 '안하면 그만', '먹고 땡' 해버리면 손 쓸 방도가 없다. 이번에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국민의 힘' 역시, 역설적이게도 국민의 손을 떠난 상태이다.

여기서 잠깐, 노무현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노무현의 탄핵안 가결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그 당시 노무현은 3가지 힘 중에 '국민의 선택'만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 멋지기까지 한 말이지만, 사실상 그건 자격부여의 수단까지만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실질적인 힘은 나머지 두가지 힘을 지닌 자의 것이다. 그 때문에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만 봐도 '국민의 힘'이란게 얼마나 무기력한 것인지 상징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헌법의 결정까지 한나라당이 쥐고 흔들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우리는 이미 독재를 경험해봤고, 사법부라는 곳도 결국 총칼 앞에 무기력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때는 총칼이지만, 지금은 돈이다. 돈 앞에 그들이 얼마나 정의로웠는지 생각해 보면, 돈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답이 나온다. 같은 이치로, 자본이 없는 서민들의 촛불은 강부자의 입김에 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원칙

내 단순한 생각이 맞는 것이라면, 이명박을 흔들고 탄핵의 길에 이르는 길도 단순한 것이다. 결국 자본의 힘을 서민들이 어떻게 확보하고 사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게 좋을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지금으로써는 강부자, 자본가들이 이명박을 버리는 상황이 오면 되는데, 제길 결국 이명박의 숨통은 우리 서민이 아니라 부자들 손에 있다는 것이다. 미네르바가 "마음만 먹으면 은행 한두개쯤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한 말을 기억하는가? 이 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솔직히 나는 경제나 정치 전문가가 아니라서 뭘 어떻게 하라고, 진짜 기업 한두개 무너뜨리라는 말은 못하겠다. 원칙이 그렇다는 거다.

이런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또다시 환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이번에는 원칙적으로 한나라당에게 국민의 힘을 보여주면 되는데, 그게 먹힐만한 대상이 어디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정답은 아니지만, 한가지 떠오른 것이 있다면, 지자체장 및 지방의원들의 국민소환이다.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지자체장 및 의원들은 단 시일내에 국민소환이 가능하다. 그렇게 한나라당의 실권을 밑에서부터 심판하면, 그들도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특별한 죄가 없는 사람을 단지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끌어내리는 것에 대한 당위성에 있을 것 같다. 그것만 서로 동의가 된다면, 단지 한나라당이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일이라고 인정 된다면, 그 방법만으로도 국민의 실력행사는 가능해 보인다. 난 참 단순하다. 그래서 이런 환상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심심하면 애국애족을 외치는 것처럼, 나도 순진하게 한번 생각해봤다.



기억상실

노무현의 탄핵을 보면서, 나는 한나라당이 끝장 날 줄알았다. 그때도 참 순진한 생각이었지. 잘 생겼다는 이유로 오세훈 뽑겠다는 골빠진 사람들을 보면서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순간 진짜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돈 많은 사람이라고, 오랫동안 회사의 사장이었고, 작은 기업을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을 성장 시킨 일꾼이라고..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뽑은 사람들이다. 더 구체적으로 아파트 가격, 땅값 올려줄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어찌보면 참 순진한 것이 측은하기까지 한데, 어찌되었건 나라에 어떠한 기대를 하는 시대는 이미 황천길 가고도 남은 것 같다. 미네르바의 말처럼 이제는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는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얼마전, 아고라에 오래전 글이 다시 올라왔다. 노무현의 탄핵에 동의한 국회의원들 사진이 실린 강풀의 만화였다. 그 사진 속의 인물들을 아직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그 때의 실세는 여전히, 지금도 실세의 자리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물러난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나라당은 여전히 건재하다. 우리나라가 희망이 있는 정상적인 나라라면, 지금쯤 한나라당은 붕괴되고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뿌리부터 썩은 정당이니까. 그런데 여전히 건재한 걸 보니 진짜 우리의 기억상실증에는 약도 없어 보인다. 앞으로 있을 2010년 지자체장 선거 때도 사실 기대는 안 된다.

차분히 읽어보면 알겠지만, 촛불집회가 왜 안 먹히는지 내가 아는 세상을 바탕으로 구조적으로 설명하고 싶었다. 내 말이 터무니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촛불집회가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안 하는 것보다 낫고, 안 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존경스럽고 감동스러웠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이제 그런 게 먹히는 시대가 아닌 것 같다. 새시대에는 새로운 대응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의외로 촛불집회만 하면 언젠가는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승리가 도대체 뭘까? 알듯 모를듯 쉽사리 정의내리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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